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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신체검사에서 간질환은 ‘지금 얼마나 나쁜가’와 ‘간이 얼마나 굳었나’가 핵심입니다. 급성은 재검, 항바이러스 치료 중이면 보충역 가능, 간경화는 원인 불문 면제 흐름이 일반적이에요. 다만 인정되는 검사 범위가 따로 있어 꼭 확인해야 합니다.

급성 간염: 당장은 재검, 2~3개월 후 재검사
군 입대를 앞두고 간수치가 급성으로 치솟았다면, 보통은 즉시 판정을 내리지 않고 재검으로 넘어갑니다. 제가 들은 기준은 대략 2~3개월 뒤 다시 혈액검사를 보고 판단하는 흐름이에요. ‘급성’이라는 이름 그대로 그 시기엔 나쁘지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수치가 안정되면 현역 판정으로 돌아오는 일이 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검사 인정 범위예요. 동네병원 결과가 그대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고, 관할 기관이나 군에서 시행한 혈액검사만 공식 판정에 반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급성 간염은 회복을 전제로 한 재검이 기본값, 회복되면 입대, 지속 악화 시엔 다음 단계 평가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억하면 덜 불안해요.
B형 간염: 정상 기능은 현역, 치료 중은 보충역, 섬유화 단계가 관건
B형 간염은 정말 케이스가 많죠. 간기능(간수치)이 정상이라면 대체로 현역입니다. 항바이러스제를 현재 복용 중이거나 과거에 치료받은 이력만 있어도 보통 4급(보충역·사회복무) 범주로 가는 경우를 자주 봤어요. 다만 ‘의학적 적응증’으로 급여 처방된 치료가 기준이며, 적응증이 아닌 임의 비급여 복용은 같은 취급을 받지 않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1년 이상 항바이러스제를 써도 반응이 없고 HBV DNA가 높으면서 간수치가 정상 상한의 2배 이상이면 면제 가능 문구가 있지만, 베믈리디·비리어드·바라클루드·베시보 등 약효가 워낙 좋아 현실 적용은 드뭅니다. 결국 승부처는 ‘섬유화(간의 굳은 정도)’예요. 조직검사 기준으로 0단계는 현역, 1~2단계는 4급, 3~4단계(4는 간경화)는 면제 쪽으로 이해하시면 편합니다. 이미 영상에서 간경화 소견이 뚜렷하다면 대상성·비대상성 구분 없이 면제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C형 간염: DAA 치료 중엔 유보, 완치면 현역, 미반응은 면제지만 매우 드묾
C형 간염은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죠. 현재 DAA(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로 치료 중이면 보통 몇 달 후(대략 2~3개월) 재검을 거쳐 판정합니다. 치료가 끝나 바이러스가 사라졌다면 현역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고요. 반대로 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면제 가능성이 열리지만, DAA 완치율이 95~99%로 매우 높아 실제 적용 사례는 많지 않다고 봅니다. 간경화가 동반되면 원인에 상관없이 면제로 가는 흐름은 여기서도 동일합니다. 다만 C형으로 간이 간경화까지 진행하려면 평균 30~40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20대에서 간경화까지 진행된 케이스를 실전에서 마주치는 일은 희귀합니다. 정리하면, 치료 중엔 유보, 치료 후 음전이면 현역, 미반응은 면제 가능하지만 드물고, 간경화 동반 시는 원인 무관 면제라는 큰 흐름입니다.
지방간: 단순 지방간은 대부분 현역, 섬유화 증거가 나오면 급이 달라진다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지방간으로 간수치가 올라와 외래를 찾는 경우, 체감상 꽤 많습니다. 지방이 있지만 굳은 증거(섬유화)가 없고 간수치 상승이 경미한 단순 지방간은 대부분 현역으로 보시면 됩니다. 다만 섬유화가 확인되면 B형 간염과 같은 로직으로 등급이 갈려요. 조직검사에서 섬유화 1~2단계는 4급(보충역·사회복무), 3~4단계(간경화 포함)는 면제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관건은 ‘어떤 검사가 인정되느냐’인데, 제가 확인한 바로는 간의 굳은 정도 평가는 현재 조직검사 결과만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흐름입니다. 파이브로스캔, 탄성초음파 등 비침습 검사는 아직 판정 근거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젊은 나이에 조직검사를 권유받으면 놀랄 수 있지만, 군 관련 판정에선 조직 기반 증거가 필요해서 그런 경우가 많아요.
자가면역·기타 질환, 그리고 공통의 결론: 간경화는 원인 불문 면제
자가면역 간염은 간수치가 들쭉날쭉 오르내리는데, 수치가 약 300 이상으로 높을 땐 급성 상황으로 보고 즉시 판정보단 2~3개월 재검으로 가는 흐름을 자주 봅니다. 이후 안정되면 현역, 섬유화가 확인되면 4급 또는 5급(간경화)으로 이동합니다. 기타로는 원인 불명이라도 간수치가 300 이상이면 재검 후 300 미만으로 내려오면 현역으로 가는 경우가 있고, 윌슨병은 면제, 길버트증후군은 병적 이상으로 보지 않아 현역, 로터·두빈-존슨 증후군도 현역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뚜렷한 원인 없이 6개월 이상 복수가 지속되면 면제 쪽으로 보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 모든 케이스의 공통 결론은 간단합니다. 간경화가 확인되면 대상성·비대상성 여부와 무관하게 면제가 일반적이라는 것. 다만 실제 판정은 관할 기관의 최신 기준을 반드시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