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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갤럭시 탭 S11은 ‘눈에 보이는 변화’가 확연합니다. 완전히 새로워진 S펜, 더 가벼워진 본체, 확 밝아진 디스플레이, 길어진 배터리, 좋아진 스피커까지 사용자 경험을 한층 더 높였습니다.
1) ‘플러스’ 라인업이 빠지고, 화면과 무게가 달라졌다
갤럭시 탭 S11 세대는 전작과 라인업 구성이 다릅니다. S10에서 11인치 기본형이 사라졌던 반면, S11에서는 중간급인 ‘플러스’가 빠지고 기본형과 울트라, 두 가지로 정리되었죠. 크기별로 모두 내주면 가장 좋지만, 하나를 뺀다면 차이점이 겹치는 ‘중간 모델’을 과감히 덜어낸 선택이 이해됩니다. 울트라는 전면 카메라가 듀얼에서 싱글로 줄며 화면 침범이 작아졌고, 베젤을 늘리는 대신 디스플레이 실효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방향도 일관됩니다. 손에 쥐자마자 느껴지는 건 ‘가벼움’과 ‘얇음’입니다. 약 30g 감량과 두께 감소로 체감 차이가 꽤 큽니다. 다만 이 경량화에는 기능 조정이 따랐습니다. 후면 S펜 부착·충전 구조가 사라지고 상단 부착만 남으면서 내부 자석·충전 모듈이 빠진 흔적이 보입니다. 수납 유연성은 줄었지만, 전체 휴대성·그립은 분명 좋아졌고, 책상 위 필기 시 불균형을 느끼던 분들에겐 반가울 변화일 수 있습니다.
2) 뒤에 안 붙는 S펜, 에어 액션의 종료
갤럭시 탭의 장점이던 ‘후면 수납+케이스로 고정’이 이번 세대에서 빠졌습니다. 가방 속에서 펜이 떨어지지 않던 안심감, 케이스가 만들어주는 가벼운 경사로 편하게 필기하던 습관을 가진 사용자라면 아쉬울 수 있죠. 이제는 상단 마그넷 부착만 지원합니다. 이 변화로 자석·충전 모듈과 S펜 내 배터리가 없어지며 무게와 두께를 줄였고, 결과적으로 본체 휴대성은 좋아졌습니다. 다만 S펜 배터리가 빠진 만큼 ‘에어 액션(버튼+제스처·원격 셔터)’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기능 삭제 자체는 마이너스지만, 솔직히 기존 에어 액션 연결 안정성이 영 불만이었다는 피드백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교한 수정 대신 불안정 기능을 과감히 걷어낸 결정으로 읽힙니다. 수납성의 관성에서 벗어나 단순·가벼움으로 넘어간 셈인데, 이 변화가 실사용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각자의 사용 습관에 달려 있습니다.
3) 새로운 S펜의 핵심: 육각 연필 그립, 강한 자력, 바뀌지 않은 무게중심
이번 S펜은 디자인부터 필기 습관을 바꿀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연필처럼 전체 면을 평평하게 다듬은 ‘육각 그립’이라 버튼 위치를 찾기 위해 펜을 돌릴 필요가 없고, 엄지와 손가락이 닿는 모든 면이 안정적으로 지지됩니다. 자력도 한층 강해 상단에 대충 갖다 대도 스스로 회전하며 ‘착’ 하고 붙는 느낌이 좋고, 육각 구조 덕에 책상에서 굴러 떨어질 일도 드뭅니다. 흥미로운 건 배터리를 빼도 무게중심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 분해해 보면 이전 세대 S펜의 2.4V 리튬이온 배터리가 정확히 중심부에 있었고, 이를 제거해도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구조 덕분에 ‘더 가벼운데 손끝 균형은 익숙한’ 체감이 만들어졌습니다. 컬러는 화이트 단일이라는 아쉬움이 있고, 기존 S펜 관련 액세서리와의 호환성은 떨어집니다. 반면, 신형 S펜 자체는 구형 태블릿에서도, 기존 S펜은 신형 태블릿에서도 필기 기능은 사용 가능하니 본체-펜의 기본 호환성은 유지됩니다. 액세서리 시장이 어떻게 따라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4) 펜촉의 재설계와 ‘마찰’의 과학: 더 단단해지고, 살짝 덜 미끄럽다
펜촉은 구조부터 달라졌습니다. 이전처럼 하우징 대비 급격히 가늘어지지 않고, 일정한 직경을 유지하면서 중간에 틈을 둔 형태로 바뀌어 애플 펜슬과 유사한 실루엣입니다. 재질은 기본 몸체에 치수 안정성이 높은 POM, 접지 최전단에는 말랑한 TP(고무 계열) 코팅을 채택해 S펜 특유의 ‘유격 없는 접지감’을 유지합니다. 이번에는 TP 적용 범위를 넓히고 경도를 조금 높인 듯해, 펜촉이 눌려 푹신하게 변형되는 느낌이 줄고 내구성은 좋아진 인상입니다. 실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AF 코팅된 유리 웨이퍼를 제작해 200g 하중으로 펜촉을 누른 채 회전시키며 힘 변화를 측정, 구형 S펜·신형 S펜·애플 펜슬의 마찰을 비교했더니, 구형 S펜은 애플 펜슬보다 2배 이상 마찰이 높았고, 신형 S펜은 구형 대비 ‘미미하지만’ 마찰이 감소했습니다. 여전히 애플 펜슬보다는 덜 미끄럽고, “끝이 덜 눌려 손의 피로가 줄었다”는 체감 평가가 우세했습니다. 또한 펜촉 교체가 쉬워졌습니다. 틈에 손톱만 넣어도 뽑히고 꽂히며, 별도 집게가 필요 없습니다. 다만 고정부 두께가 달라 구형·신형 펜촉은 상호 호환되지 않습니다. 억지 장착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5) 화면·배터리·스피커·칩셋 총평: ‘사용성’이 성능을 이겼다
디스플레이 밝기는 이번 세대의 확실한 체감 포인트입니다. 기본형과 울트라 모두 전작 대비 크게 밝아져, 체감상 M4 아이패드 프로 급 밝기에 근접합니다. 픽셀 배치와 화이트 밸런스가 달라지며 색감은 약간 따뜻해졌고, 번인 우려는 크지 않게 튜닝한 듯합니다. 다만 저반사(AR) 코팅은 울트라만 적용, 기본형은 미적용이라 필름 없이 쓰는 분들에겐 아쉬울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기본형 용량은 유지, 울트라는 약간 증가했고, 그보다 실사용 시간이 크게 늘었습니다. 내부 테스트에서 S11 울트라가 영상 재생 기준 S10 울트라 대비 약 2시간 30분 더 오래갔고, 측정 중 변수로 일부 오차가 있었음에도 “불리한 조건에서조차 더 오래간다”는 결론은 유효했습니다. 스피커는 ‘삼성 기기 특유의 고음 치우침’이 잡히며 저음·보컬 밸런스가 눈에 띄게 개선, EQ 없이도 듣기 좋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칩셋은 미디어텍 디멘시티 9400 계열로, 전작 대비 성능 상승은 확실하나 스냅드래곤 8 엘리트나 아이패드 라인에는 못 미칩니다. 그럼에도 이번 S11은 S펜·밝기·배터리·스피커·무게 등 사용성 영역에서 대대적으로 손을 보며 ‘완성도’를 끌어올렸습니다. 가격 동결 소식도 호재고, 포고핀 위치 변경으로 새 액세서리 생태계가 기대되지만 실제 라인업은 잘 모르겠습니다. 소프트웨어(특히 삼성 노트) 업데이트가 곧 공개되면, 이 하드웨어 개선의 가치를 더 명확히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