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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동산·금까지 자산 전반이 급등하며 패닉바잉이 번지고 있습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 필요한 건 ‘무조건 사는 패닉바잉’이 아니라 내 재무상황 점검과 저평가 단지 찾기입니다. 2018년 폭등 뒤 2019년 조정처럼 골짜기는 반드시 옵니다. 한 번에 무리해서 점프하기보다는, 단계별로 안전하게 건너가세요.
현재 부동산 시장은 왜 이렇게 뜨거운가: 급등, 패닉바잉, 그리고 명절 바이럴
모든 자산 시장이 난리입니다. 미국 증시, 코스피 돌파, 금값 급등 같은 외부 호재에 정책 이슈까지 불이 붙으면서 부동산 심리가 급격히 달아올랐습니다. 실제로 마포·성동 등 유명 단지는 실거래 기준 1년 새 6억이 오른 사례가 있다고 하고, 강동·동작 등 비(非) 핵심 구에서도 거래가 빠르게 붙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특히 추석 같은 명절이 ‘분기점’으로 작동합니다. 가족 모임에서 “이제 내 집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는 대화가 바이럴처럼 퍼지며 심리를 밀어 올린다는 겁니다. 지난주 주중부터 달아오르던 분위기가 주말에는 ‘전반적이고 급한’ 움직임으로 번졌고,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망설이던 사람도 모두 놀라는 국면— 이 장면을 ‘패닉바잉’으로 규정합니다. 핵심은 속도입니다. 가격이 오르는 것 자체보다, 시장이 기대와 두려움을 한데 섞어 ‘너무 빨리’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죠.
2018년의 데자뷰: 첫 폭등, 그리고 2019년의 조정
지난 상승장(2014~2021)을 두 토막으로 나눠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2014~2018년 여름까지는 물건도 많고 거래도 수월한 완만한 상승(‘U자형 커브’)이 이어졌지만, 2018년 여름 처음 ‘폭등’이 왔죠. 임장 가면 엘리베이터가 사람으로 꽉 차 있고, 모두 같은 층 버튼을 눌러 경쟁자로 마주치고, 현장에는 중개사 여러 팀이 몰려 계약금이 순식간에 오가는 풍경—그야말로 과열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대목은 그다음입니다. 정책 규제 이후 2019년 1~10월 가격이 계속 밀리며, 2018년 고점 추격 매수자들이 9개월 하락을 견디지 못해 던지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지금은 기간상 상승 초반처럼 보이지만, 체감 분위기는 2018년 중반 폭등기와 비슷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지역 범위도 넓습니다. 마포·성동·광진 같은 ‘다음 규제 후보’뿐 아니라 그보다 입지·가격이 낮은 후발 지역과 경기권까지 매수가 번진다는 점이 2018년과의 차이로 지적됩니다.
갈아타기 vs 신규 매수
수요를 ‘갈아타기’와 ‘신규 매수’로 구분해 보겠습니다. 마포·성동 등은 갈아타기 대상지가 많고, 기존 자산을 팔고 대출을 더해 이동하는 수요가 주력입니다. “대출 6억 제한”의 규제상황에서, 신용대출을 보태도 총 동원 가능 규모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한계를 무시하고 친인척 찬스까지 동원해 ‘한 번에’ 큰 점프를 시도하는 연쇄 레버리지입니다. 따라서 기간이 아닌 ‘가격의 수준과 속도’를 보라고 강조합니다. 2018년처럼 강력한 규제가 나와 시장이 얼어붙는 구간이 길어지면, 과도한 레버리지는 멘탈을 무너뜨리고 손절을 부르기 쉽다는 교훈이죠. “도태될까 두렵다”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그 두려움이 의사결정을 지배하면 ‘내 무덤이 되는 골짜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욕망의 가속 페달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의 브레이크입니다.
첫 번째 역량: 내 재무 상황을 냉정하게 점검
가장 강조하는 첫번째 역량은 ‘내 재무 체력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예컨대 노원에서 광진으로 곧장 점프하려면 영끌이 필요하다면, 멈춰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상급지로 한 번에 도달하겠다는 무모한 점프 대신, 동대문 같은 중간 거점으로 ‘디딤돌’을 밟아 시간은 더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넘어가는 설계가 답입니다. 조정은 반드시 옵니다. 금리, 상환 스케줄, 생활비, 소득 변동, 공실·전세 리스크까지 ‘잠 못 자지 않을’ 구간을 보수적으로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2019년의 9개월 하락처럼 예기치 못한 구간을 ‘버틸 수 있는가’가 성패를 가릅니다. 내 집 마련이든 투자든, 시작 시점보다 중요한 건 버티는 체력입니다. 목표 지역에 닿는 속도를 늦추더라도, 중간에 무너져 게임에서 퇴장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빠른 길입니다.
두 번째 역량: 저평가 단지 찾는 안목 기르기
두 번째 역량은 ‘상대적 저평가를 찾는 능력’입니다. 상승은 대개 중심(예: 역세권·핵심 입지)에서 시작해 주변으로 파급됩니다. 성동이 먼저 움직였는데 동대문이 덜 오른 시점, 과천이 폭등했지만 평촌이 뒤에 따라붙는 시점 같은 ‘온기 차이’가 기회가 됩니다. “마래푸(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를 놓치면 주변 단지를 알아보는 것이 대안입니다. 실거주·투자 모두에 통하는 기술이죠. 뉴스 헤드라인과 신고가만 좇으면 ‘이미 오른 곳’만 보게 됩니다. 같은 동네 안에서도, 같은 노선 안에서도 선·후발의 간극이 존재하니 데이터(실거래가, 매물량, 호가-체결 간극, 전세-매매 괴리, 신규 입주 물량)를 비교하며 상대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한 임장과 공부가 결국 기회를 발견할 수 있으며,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한 도태되지 않습니다.